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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16일 일요일

구글은 사실 멍청한 회사 아닐까?

구글은 사실 멍청한 회사 아닐까?

 오늘 도서관을 기웃거리다가 문득 든 생각입니다. 구글이 왜 멍청하냐! 최고의 인재들이 모인곳이 아니냐!... 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그래도 멍청해 보이는걸 어떡해요.


 얼마전에 안드로이드 폰을 샀습니다. 휘적휘적 뒹굴거리며(?) 이것저것 건드려 보고 있습니다. 아마 저만 이런것은 아닐겁니다. 아이폰을 사신 분들도 마찬가지 겠죠. 그리고 앞으로 나올 새 안드로이드 폰에 관심을 기울이고 계신분들도 많을 테고요.


 뉴스에서는 매일같이 스마트폰 스마트폰 스마트폰 스마트폰 하악하악 을 외치고 있습니다. 국내 대기업도 한마음 한뜻이 되어(?) 우리도 안드로이드폰 만들어요~T.T 아이폰 아이패드 따라잡을거야~T.T KT는 넷스팟 개방하라~ 같은 이야기를 떠들고 있군요. 아마 몇년 후에는 들고 있는 휴대폰이 스마트폰 아니면 주위에서 골동품을 발견한 듯한 눈으로 쳐다보는 시절이 올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 점점 스마트폰이 보급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인터넷을 사용하는 습관에도 스마트폰이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요?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이 일반화 되고, 사람들이 이런 모바일 기기로 자주 인터넷을 접속하고 사용한다면....


 지금까지 스마트폰을 사용한 경험을 봤을때, 현재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둘다 웹에서 구글의 서비스를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구글맵에서 길이나 위치를 찾고, 지메일로 메일을 읽고, 구글리더로 블로그를 구독하고, 구글에서 웹을 검색하고, 유투브에서 동영상을 봅니다. 그리고 구글버즈나 트위터 같은 SNS를 쓰겠죠. 당연히 앱들도 구글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바탕으로 만들어 진게 많습니다.(일단 페이스북의 영향은 제외합니다.)


 우리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네이버에서 검색을 하고 , 네이버 지식인에서 정보를 찾고, 네이버 까페에서 궁금한걸 묻고, 네이버 지도에서 위치를 찾고, 판도라티비에서 동영상을 보고 (그런게 있긴 한지 모르겠지만) 네이버 서비스 기반의 앱을 다운받아서 써보려고 들지는 않습니다. 모바일 환경에서는 구글이 우리나라 포탈보다 더 앞서 있는 셈이죠.


 앞으로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이 우리나라에서 일반화 될겁니다. 그리고 이런 모바일 환경은 구글이 우리나라 포탈의 사각을 침투하여 웹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유리하도록 해줄 겁니다. 구글에게는 큰 기회가 될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의 웹은 작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유리점이 더욱 커지겠죠.


 그러나.


 구글은 굴러들어온 기회를 온힘을 다해 걷어찼습니다. 힘차고 씩씩하게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날려 버렸습니다. 한국에서 그나마 호응이 있던 블로그 서비스인 텍스트큐브닷컴을 폐쇄하기로 결정한거죠.


 앞으로도 우리나라 포탈은 구글에 정보를 개방하지 않을겁니다. 구글이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펼쳐질 기회를 잡고 싶었다면, 서로 양질의 정보로 링크되고 , 개방적이고, 미래의 웹환경에 적합한 한글판 구글 생태계를 만들었어야 했습니다. "세계적인 블로거 서비스 탬플릿" 같은게 아니라요.


 검색이란,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존재의 의미가 있죠. 이런 정보는 웹에서 뛰노는 창조적인 개인들이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벌써 때는 지나갔고, 텍스트큐브 닷컴에 모여들었던 정보의 창조자, 편집자, 소중한 링크들, 그동안 쌓아올린 지식과 정보, 그리고 이런 정보를 찾으며 구글을 이용하던 구독자까지 구글의 곁을 떠났습니다. 앞으로 이분들이 다시 구글과 놀아줄것 같지는 않습니다.


 지금까지 쌓아져온 지식과 링크가 지렛대가 되어 성장하는, 미래의 한글판 구글 생태계가 될 가능성이 있었는데 말이죠. 하지만 구글은 참으로 명박스러운 삽질한방으로 자신들에게 꼭 필요한 생태계의 시초를 날려 버렸습니다.


 사실 구글은 이러니 저러니 해도, 얼마 전까지 분명 세상을 좀더 멋지게 바꾼 녀석들 입니다. 하지만 모든것은 언젠가 쇠퇴하게 마련입니다. 조금 가슴 아프긴 하지만, 이번 삽질을 보면 구글의 앞날에 약간 문제가 있어보입니다.


 어쨌거나.

 바이바이 구글.


ps. 그렇다고 당장 텍큐닷컴을 떠날 생각은 아닙니다. 좀더 지켜보려고 합니다.

댓글 18개:

  1. 저도 티스토리로 백업이란 이사를 마무리하였지만, 왜 텍스트큐브를 폐쇄하는지는 의문입니다. 요즘은 지켜보는 상황이지만, 기술, 편리성, 정보를 보았을때 블로그스팟이 텍스트큐브로 통합되어야 하는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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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어떤 연유로 결정하게 된것일지 알고싶지 않지만... 이런 것을 두고 자충수라고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구글.. 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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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글쎄요. 분명히 텍스트큐브닷컴의 포기는 석연찮은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시야를 넓혀보면 구글이 멍청하지는 않습니다. 구글의 앞날을 걱정하기엔 아직 이른 감이 있지요.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구글은 국내 포탈에 쌓인 정보들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보다 양질의 정보가 그 틀 바깥에 넘쳐나니까요. 한국의 웹이 작지 않다? 덩치만 크면 뭘합니까? 다 물살인데요. 그보다는 튼튼한 뼈대와 유연하고 강인한 근육이 필요합니다.



    다만 그 뼈대와 근육으로 가장 적합했던 것이 텍스트큐브닷컴이라는 아이러니가 있지요. 이거야 참.



    그러나 이는 텍스트큐브닷컴 유저에 대한 구글의 신뢰일 지도 모릅니다. 블로거닷컴이 제대로 혁신되어 텍스트큐브닷컴 못지않은 사용성을 가지게 되고, 데이터 이전도 제대로 된다면 다들 블로거닷컴 쓰실 거잖아요?



    어쩌면 구글의 판단은 옳을 지도 모릅니다. 텍스트큐브닷컴에서 가능성을 보았고, 그 가능성을 흡수하여 보다 글로벌한 서비스를 할 셈인지도 모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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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trackback from: 텍큐닷컴 폐쇄는 구글로서도 불가피한 선택은 아닐까?
    구글빠가 스리슬쩍 꺼리를 찾아버리고 말았습니다. 생각해보니 텍스트큐브닷컴의 블로거 통합은 구글로서도 불가피한 선택인 것 같습니다. 구글 코리아의 전체 제품들. 구글의 국가별 도메인은 참 많습니다. 언어 도구에 들어가면 구글의 국가별 도메인이 주욱 나열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한줄에 5개씩 총 36줄 + 1개 = 181개국의 도메인이 있지요. 이걸 전부 다 일일이 열어보지는 못했습니다만, 눈에 띄는대로 클릭해서 전체 서비스를 살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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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갈라파고스를 버린게 아닌가 하고도 생각이 들지만 여전히 그 이유를 찾지 못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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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trackback from: 겟 스타일님의 블독리플
    친구추가했어요~ 즐거운 하루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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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trackback from: 텍스트큐브 폭파고 나발이고
    일단 블로거로 옮기고 나면 그때 생각할래요. 떠들고 싶어서 근질 근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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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오랜만에 들어왔습니다.^^ 천천히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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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trackback from: 中 아이폰 공장에 도대체 무슨 일이...
    中 아이폰 공장에 도대체 무슨 일이... (2010.5.29) 中 아이폰 공장에 도대체 무슨 일이... 12명 잇따라 자살한 폭스콘, 어제는 15명 집단 투신 충격 애플의 하청생산업체인 타이완 폭스콘(Foxconn)이 잇따른 자살로 홍역을 앓고 있다. 중국 경제특구 선전시에 있는 폭스콘은 올해 들어 12명이 자살을 시도한 데 이어 지난 27일에는 직원 15명이 집단 투신 자살을 시도했으며, 이중 2명이 사망했다고 IT 전문 블로거 사이트인 나인투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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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류진 - 2010/05/16 23:17
    [emo=078] 가끔 기업이 미래로 발전하는게 아니라 과거로 후퇴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하는것 같습니다. 그 상황을 지금 우리가 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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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스로 - 2010/05/17 00:18
    일단 다른걸 벌려 놓은게 많으니, 이번 결정이 구글의 생존을 당장 위협하거나 하지는 않을겁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이런일이 반복된다면 구글의 치명적인 약점이 될 가능성은 높습니다.



    이미 같은 종류의 삽질이 반복되고 있는지도 모르죠... 솔직히 텍큐 폐쇄 결정은 한 3년 후에나 고려할 만한 것이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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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블랙체링 - 2010/05/17 22:48
    개인적으로 중복 비용을 없애려고 폐쇄를 결정한게 아닐까 하고 짐작 합니다.

    하지만 구글답게(?) 앞으로의 이루어질 링크의 가능성을 더 중요하게 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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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확률분포 - 2010/05/20 23:28
    [emo=025]변변찮은 글을 칭찬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emo=059]



    쓴글을 다시 읽어보면 언제나 부끄럽네요[emo=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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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윈컴이 - 2010/05/26 14:56
    요즘 텍큐닷컴이 잠잠하네요.

    [emo=074]앞으로 어떻게 될지 기다려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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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그별 - 2010/05/16 23:39
    저도 함께 구글부글..[emo=068]

    제가 절때로 구글 대응을 보고 어이가 없어서 이러는게 아닙니다.[emo=005]

    그러고보니 구글의 새 별명을 하나 지을수 있지 않을까요? [bb]구글부글~ 부글구글~[/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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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구글 덕후로서 이번일은 좀 실망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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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저도 상황과 추이를 지켜보고 있고, 가장 크게는 귀찮아서(그래도 워프로의 이전이 가능한지 확인은 해 봤다지요. 티스토리로 가는 것은 이사가 상대적으로 쉬우니 고민 안 하고)



    아주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었는데 결국 개발자 빼가기였다는것이 안타까울 뿐.

    요즘 이런 저런 모임에서 자주 하는 말이 구글도 이제 대기업이 되어서 혁신과 판단이 예전같지 않다는 말을 하지만... 여전히 캐시카우가 건재해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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