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는 선악이라는 이분법적인 프레임으로 우주를 바라보는걸 싫어합니다. 두개가 서로 대립하는 세상의 구조는 이해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너무 단순해요. 무엇보다 시간이라는 개념이 빠져있다고 생각되거든요. 덕택에 환경의 변화가 느린 세상에서는 그럭저럭 쓸만한 모델로 통할 테지만요.
그러나 선이라는것의 원천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그 원천은 사람이 지닌 감정이입 능력일 거라 생각합니다. 즉 자신을 벗어나 다른 존재가 한번 되어 보는 능력말이죠. 흔히 "입장바꿔 생각해봐~" 라는 말로 압축되곤 하죠.
어제부터 구글 버즈를 시작했습니다. 어제는 버즈가 뭐하는 물건인지 좋은점을 몰랐습니다. 오늘은 약간 알것 같습니다. 토론에 적합한 정보의 소용돌이 같은 느낌이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아래의 TED 영상은 제가 버즈에서 찾은 삐까반짝한 패턴중에서 가장 반짝거리며 아름다운 것입니다.
View subtitles
를 누르면 자막을 한국어로 설정할수 있습니다.
좀더 화질좋은 영상은 여기로. http://bit.ly/aIHl29
이 패턴이 다른 반짝거리는 패턴들과 어떻게 연결될지는 아직 명확히 그려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뭔가 멋진것 이군요. 시간이 좀더 흐르면 즐거운 무한망상 진화논리를 그리게 해줄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랜만에 블로그를 만든 목적을 달성한것 같아 기쁩니다.
이 영상을 번역하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ps1. 그나저나 볼것도 많고 찾을것도 많고 공부도 좀 해야하는데 야근의 압붹 + 게으르니즘의 역습이 맹렬하네요.....
ps2. 제가 써놓고도 무슨말을 썼는지 모르겠습니다. 고로 다른분들이 이포스트를 보시고 무슨말 하는지 당췌 모르겟다면 지극히 정상이신 겁니다.
 |  | |
그럼이만.
1. 먼저 저에게 구글 버즈가 무엇인지 상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답글삭제2. 마주본다는 것이 대립한다는 것이 아니라, 손잡았다는 의미로 쓰신거군요. 그거때매 한참 뭔말인가 했습니다. /
여하튼 동영상을 보는 내내, 뭔말인지도 모르고 읽었던 셸러의 공감의 본질과 형식이라는 책을 다시 읽고 싶단 생각을 했습니다. 책에 보면 공감과 감정이입 감정전이 등등을 다른 의미로 파악하고 설명하기는 하지만, 하여간 철학책임에도 불구하고, 위 동영상에서 말하는 것과 매우 흡사한 이야기를 합니다.
오늘날 현시대는 공감이라는 것을 무척이나 갈구하는 시대임은 틀림없어보입니다. 공감 (혹은 소통)은 분명히 요원한 것이 되었고, 그것에 대하여 모든 분야가 한목소리로 공감해야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철학 인문학 사회학 정치학 심지어 위 동영상처럼 자연과학까지도 그것을 말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것은 분명히 시대의 화두일 것입니다.
다만, 저는 여전히 기술문명이 말하는 소통의 프로파간다에 대해서는 부정적입니다. 기술문명이 말하는 소통의 프로파간다는 단순히 감정이입이나 공감에 관한 진지한 물음을 주지 않습니다. 단순히 가십의 교환이나, 일상의 공유, 이미지의 공유 정도를 부추길뿐, 혹은 소통의 의미를 그러한 것들의 교환으로 단순화시키는 측면이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싸이월드 네이트온 트위터, 모두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싸이월드는 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보여주기 위한 도구일 뿐입니다. 음식은 먹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찍어서 싸이월드에 올리기 위해 존재하고, 댓글과 방문자수를 위해 존재합니다. 네이버나 다음에서 만든 마이크로블로그의 이름은 각각 미투데이와 요즘입니다. 그저 오늘 어떤지 요즘 어떤지 잡담의 교환이 그들에게 소통입니다. 특히나 그러한 소셜미디어의 특징 그 이용자의 특징을 보면, 그것은 남의 것들 듣기 위함이 아니라, 자신을 표현하는 것에 방점이 찍혀있습니다. 남은 무관심의ㄷ ㅐ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온 사회는 단편적이고 일시적이고 즉흥적인 사교와 만남에 팽배합니다. 이는 기술문명이 만들어놓은 것일겁니다.
소통은 기술문명의 허위적인 소통방식이 아니라 인문학의 혹은 과학의 진지한 물음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마찬가지로 도덕은 기술문명의 테크니컬하고 양적인 쾌락지수에서가 아니라, 살갗을 매개로 하는 공감능력에서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동영상 잘 봤습니다.
답글삭제자막이 좀 급하게 작성되었다는 느낌이 드네요. ㅜㅜ
중간에 다윈식 느린진화가 아니라 빠른진화의 예라고 하는데, 전 이해하기 힘드네요. 어떠한 변화가 점진적으로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표현되는 것은 모든 조건이 갖춰진 이후일 테니까 결국은 급진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암튼 이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생각의 파편들.
답글삭제학습/교육. 종교, 세뇌, 포르노, 가치관, 진화, 영화 아바타, 하이브 마인드...
trackback from: [잉여부활 YES!] 인간은 한마리 정서적 도마뱀이다
답글삭제1970년 폴 매클린(Paul MacLean)은 뇌의 삼위일체론 (triune brain theory)을 선보였다. 즉, 뇌는 진화적으로 파충류의 뇌 (reptilian brain), 선사포유류의 뇌 (paleomammalian brain), 신포유류의 뇌 (neomammalian brain)의 경로를 거쳤으며 세가지 유형은 구조적으로 현격히 다르나 긴밀한 연결을 갖는다는 주장이다. 이는 뇌과학 역사상 가장 매혹적인 이야기이기도 했다. 신경과학의 성..
@goldenbug - 2010/03/23 02:48
답글삭제아... 다윈식의 진화가 느리다 어쩌구 하는 이야기는... 획득형질은 유전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쓰인것 같습니다.
인간의 모방과 흉내내기가 라마르크식 진화라 이야기는 환경에서 습득한 형질이 거울뉴런의 모방체계로 수평집단과 다음세대에 전달되기 때문에 축적되는 변화가 빠르다는 뜻일거고요.
@꼬뮌 - 2010/03/23 01:46
답글삭제1. 구글 버즈는 구글의 G-mail에 현재로선 덤으로 달린(?) 트위터와 비슷한 서비스입니다. 외부에서 정보를 끌어오기 좋도록 되어있습니다. 한달전쯤부터 Gmail에 조용히 생겨있더군요.
2. 소통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면 제말이 아스트랄라[emo=027][emo=027][emo=027] 산으로 갈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래도 몇마디를 해보겠습니다.
사실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말의 2/3 정도는 부분은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고 그럴것이라 예상되는 그것....주위사람들 근황에 대한 잡담 입니다. 모여서 "자신이 뭘했고, 다른사람이 뭘했다더라. 요즘 누가 어떻다더라" 하는 근황을 주고 받는 것입니다. 이런것을 가십이라고 하죠. 이 현상은 전인류 공통으로 아프리카 부족민부터 학회에 이르기까지 비슷합니다.
우주의 원리를 알아내겠다는 신념에 불타는(?) 순수과학자들의 토론이든, 종교인들의 모임이든, 혁명을 꿈꾸는 정치가들이건 간에 모여서 심각한 얼굴로 정해진 발표와 회의를 하고 슬슬 긴장했던 약빨이 빠질때 어김없이 가십이 시작됩니다. [b]"누구누구 노벨상 탔대메?"[/b]...집단사이에 정도의 차이가 있을뿐이죠.
이점은 꽤 중요해 보입니다. 우리가 서로 모이면 서로의 지식과 가치관을 드러내며 진지한 이야기를 하려 드는게 아니라, 이렇게 가십과 잡담을 나누는데 골몰하는데에는 그럴만한 중요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그러나 여기서 더 생각을 나아가게 하기 어려운 관계로 이정도로 접겠습니다.
또한 이미지와 동영상등의 공유에 대해서는 약간 생각이 다릅니다.
사실 이미지 그 자체로서는 별의미가 없습니다. 싸이월드나 트위터, 버즈등의 서비스도 마찬가지 압니다. 이런것들의 정체는 우리가 입력해서 인터넷에 떠다니는 정보들입니다. 그리고 정보는 그 정보를 보고 읽어줄 사람이 없다면 아무런 가치가 없죠.
왜 우리는 이렇게 이미지를 올리고 공유하려 하는 걸까요? 그건 아름다움 때문일거라 생각합니다. 어떤사람이 사진을 올려서 다른 사람과 공유한다면 그나름의 이유가 있겠죠. 자신의 사진을 올린다면 자신의 아름다움을 타인에게 드러내고 싶은 것일 테고, 사물이나 경치, 그림을 올린다면 그것의 아름다움을 퍼트리고 싶은거겠죠.
물론 그걸 보는 다른사람은 남이 좋아하는것에는 별 관심 없을테지만요[emo=072]
흔하게 볼수 있는것은 사소해 보입니다. 사실 저는 모든 인간은 창조자라고 생각합니다. 이미지의 공유에도 그 이미지를 만들어낸 사람의 창조의 기질과, 아름다움에 대한 갈망의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물론 이미지 공유하는 사람이 이런생각을 의식하면서 올리지는 않겠지만 말입니다..
그럼이만.
@꼬뮌 - 2010/03/23 01:46
답글삭제댓글이 너무 길다;
trackback from: 거울 뉴런에서 문화의 소통까지: 뇌과학의 의미화의 예
답글삭제아래 글들을 보내다가 '선의 원천과 과학은 어떻게 마주보는가'라는 글에 인용된 라마찬드란의 TED 강연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강연이, 아래 글에서 이야기한 '뇌과학으로부터 의미까지'를 관통한 좋은 예인 것 같아 링크합니다. 라마찬드란은 인도 출신 영국 신경과 의사이자 뇌과학자입니다. 그가 쓴 라마찬드란 박사의 두뇌 실험실 Phantoms in the Brain: Probing the Mysteries of the Human Mind 이라는 책은,..
trackback from: 충동과 의지의 뇌과학적 분리
답글삭제참을 수 없는 의지가 충동인 것일까, 아니면 충동은 의지와 본질적으로 다른 것일까? 만약, 정신활동이 뇌의 작용이고, 뇌는 부위에 따라 조금씩 다른 연결 구조를 가지며,(최소한 완벽히 똑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 구조가 정신활동의 인과적 구조에 상응하고, 뇌의 각 부위를 전기적으로 자극했을 때 자극받은 사람이 느끼거나 행하는 것이 그 부위의 정상적인 기능이기도 하리라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이 네 가지는 아마도 많은 뇌과학자들이 받아들일 명제이기도..
멋진 강연, 덕분에 잘 보았습니다. 뇌과학으로 의미에까지 도달하는 과정에 대한 글 둘을 트랙백하는데, 스팸 의도는 아니니 판단하셔서 필요한 것만 승인해 주세요. ^^;
답글삭제@encounters - 2010/04/01 11:52
답글삭제글 몇개 읽고 관심블로그 등록했습니다.
[emo=082]트랙백된 글 잘 읽었어요. 흥미있는 내용이군요.
[emo=025]앞으로도 즐거운 소통 기대합니다.